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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8.01.16 14: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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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어니스트 헤밍웨이 / 노인과 바다

“커피 드시겠어요?” 소년이 물었다.
“이 선구들을 배에 날라 놓고 나서 들자.” 그들은 새벽에 어부들을 위해 일찍 여는 음식점으로 가서 연유통으로 커피를 마셨다.
(…중략…)
“곧 돌아올게요. 커피를 한 잔 더 드세요. 여기서는 외상이 통하니까요.”
소년은 맨발로 산호 바위 위를 걸어 미끼를 맡겨 둔 얼음집으로 걸어갔다.
노인은 언제부터인가 먹는 것이 귀찮아져서 점심 도시락은 잊은 지 오래였고, 그가 종일 필요로 하는 것은 오직 뱃머리에 있는 물 한 병뿐이었다. 오늘도 종일 견뎌야 하기 때문에 소년이 한 잔 더 권하는 커피를 거절하지 않고 천천히 마셨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중에서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받은 『노인과 바다』는 헤밍웨이의 대표작이다. 이 중편소설은 쿠바의 늙은 어부 산티아고가 바다 한가운데서 몸집이 거대한 청새치와 벌이는 고투를 담고 있다. 소설은 조각배를 타고 고기잡이를 하는 산티아고가 84일째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하는 데서 시작한다. 노인은 이제 살라오(스페인말로 ‘가장 운이 없는 사람’)가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 틈에서 그의 곁을 지키는 건 한 소년뿐이다. 85일째 되는 날 노인은 “오늘은 자신이 있다.”라고 말하며 여느 때보다 일찍 바다로 나간다. 위에 인용한 부분은 막 조각배를 띄우려는 노인을 소년이 배웅하는 장면이다.

  노인은 소년이 건네는 커피를 마시고 망망대해로 배를 띄운다. 그는 운 좋게도 그토록 고대하던 물고기를 만나게 되지만, 자기 배보다 큰 청새치를 잡는 건 목숨을 건 싸움이었다. 노인은 청새치와 사흘 동안 드잡이를 벌인다. 끝내 작살로 청새치를 찔러 죽인 노인은 그것을 배에 붙잡아 매고 귀로에 오른다. 기쁨도 잠시, 곧 피 냄새를 맡은 상어들이 몰려들어 노인의 뒤를 쫓는다. 노인은 이미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다시 한 번 사투를 치른다. 몇 마리 상어를 죽이고 간신히 항구로 돌아온 노인에게 남은 것은 뼈만 남은 청새치였다. 오막살이집 침대에 몸을 던진 노인은 그대로 잠이 든다. 소년은 아침에 오막살이집 문을 열고 잠들어 있는 노인을 발견한다.

소년은 늦게까지 자고 언제나처럼 오늘도 판잣집에 와본 것이다. 소년은 노인의 숨결에 귀를 기울이고 그의 두 손을 보고 울기 시작했다. 그는 커피를 가지고 올 양으로 조심스레 밖으로 나와 길을 내려가면서도 계속 울었다.
(…중략…)
소년은 테라스로 가서 커피 한 깡통을 달라고 했다.
“뜨겁게 해서 우유와 설탕을 듬뿍 넣어 주세요.”
(…중략…)
소년은 뜨거운 커피가 든 깡통을 들고 노인의 판잣집으로 들어가 노인이 깨어날 때까지 그 곁에 앉아 기다렸다. 노인은 한 번 깨려는 것 같았으나 다시 깊은 잠 속으로 빠졌다. 소년은 길 건너에서 장작을 꾸어다가 커피를 뜨겁게 데웠다. 드디어 노인은 잠에서 깨어났다.
“일어나지 마세요.” 소년이 말했다.
“이걸 마시세요.” 소년은 컵에 커피를 조금 따라 주었다. 노인은 그것을 받아서 마셨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중에서


  인용한 부분은 소설의 끝부분이다. 『노인과 바다』는 커피를 마시고 고기잡이를 떠난 노인이 돌아와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끝이 난다. 처음 소년이 노인에게 건넨 커피는 그 자체로 응원과 신뢰였다. 소년이 권하는 커피를 거절하지 않는 노인의 행동에는 소년에 대한 애정과 고마움이 담겨 있다. 마지막에 우유와 설탕을 듬뿍 넣은 뜨거운 커피는 상처투성이가 된 노인을 살리는 약이었다. 이쯤 되면 노인과 소년의 마음을 이어주는 저 커피를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노인과 바다』에는 노인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만한 구절이 곳곳에 있다. “희망을 버리다니 어리석은 짓이야, 하고 그는 생각했다. 게다가 그건 죄가 된다고 믿어. 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자. 지금은 죄 아니라도 그 밖의 문젯거리가 얼마든지 있다. 게다가 나는 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인간은 파멸할 수는 있어도 패배하지는 않는다.” 같은 구절이 그렇다. 나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일을 대할 때마다 『노인과 바다』를 생각한다. 좌절을 겪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노인에게 건넸던 커피가 떠오른다. 『노인과 바다』는 150페이지 남짓의 그리 길지 않은 소설이다. 커피를 마시며 역경 앞에서 한 늙은 어부가 보여준 인간의 자세를 읽으면, 그 맛이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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